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Blooming Again)의 내용과 지난 참여자 후기 (2)

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홍경자심리상담센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Blooming Again)의
이론적 배경과 함께, 참여자가 직접 작성한 자서전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 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 (Blooming Again)에서 다루는 것들
1. Story telling의 시간
나의 인생 그래프를 그리며, 지나온 나의 삶의 이야기를 꺼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2.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눈다.
마음이 통하는 대화 기술,
즉 공명, 공감 관계의 대화 기법을 익힌다.
3. 분노 관리와 소신 있는 자기표현의 기술을 연습한다.
자신이 흥분하여 화가 났을 때 마음을 가라앉히는 기법과
또 상대방이 화를 낼 때 그와 차분하게 대응하는 마음 관리하는 기법을 익힌다.
그리고 나서 소신 있는 자기표현, 곧 공감적인 자기주장의 노하우를 익힌다.
그리하여 자존감 있고 품위 있게 사는 법을 배운다.
4. 자신의 콤플렉스, 트라우마, 그림자를 수용하되 그것을 귀중한 자산으로, 또 강점으로서 재해석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강점과 약점, 영광과 실패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실패와 역경의 기억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어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이 세미나에서는 우리의 실패가 오롯이 실패만이 아니며, 실패가 있었기에 도약하고 성장, 성숙, 초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5. 우리의 잃어버린 본성을 되찾는다.
인간의 본성은 갓난아기처럼 편안하고 담담한 기쁨 속에 주어진 대로 사는 것이다. 현대인은 그러한 본성을 많이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각자가 자신의 그림자를 인식하고 품으면서 동시에 참된 자기(self)를 되찾아 기쁨 속에 사는 것을 융(Jung)은 개성화라고 말하였다.
이 세미나에서는 참된 자기로서 기쁘게 살기 위하여 춤치료와 음악치료의 시간을 통해 연습한다.
◆ 1회기, 2회기, 3회기에서 강조하는 것들
1. 참만남(Encounter)과 스침의 관계
우리는 거의 매일 사람들과 만나고 또 인사를 주고받고 산다.
"안녕하세요?" 형식적인 인사다.
그러나 좀 더 대화를 하는 사람은 "그간 어떻게 지내셨어요?"라고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아, 그날이 그날이죠." "그럭저럭 보내죠."
아이들은 "어떻게 지냈니?" 하면 "기냥이요"하고 흘려버린다.
결국 무수한 만남의 시간을 서로가 피상적으로 대할 뿐이다.
긴긴 세월 동안 마음이 통하고 질적으로 충만한 시간으로 서로 기쁨을 교환했던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나와 너 사이에 인격과 인격이 교류되는 관계를 "참만남(Encounter)" 또는 나와 너(I- Thou)의 관계라고 한다.
참만남은 하나님(신)과의 대면시간, 장엄한 자연을 감상하는 시간, 그리고 진솔한 마음을 나누는 사람과의 관계(예: 심리상담)에서 이루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피상적이고 허례적인 대화만 오고 가는 사이를 "나와 그것의 관계(I - It)"
또는 "스침의 관계"라고 한다.
혹시 당신은 직장 근무시간이 끝나고 동료들과 회식하고 술자리를 같이 하면서 수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건만 그들과 진정으로 마음이 통한다고 느끼지 않으며 공허감과 고독감을 느낀 적은 없었던가?
그리고 그런 위선적인 관계에 대해 회의감을 가진 적은 없었던가?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나마 허탈감을 느끼면서도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1970년대는 우리나라에 "상담학"이라는 것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대학교에서 교수로 채용하였고, 석사학위 소지자도 많지 않았다. 그때는 한국의 대학교가 팽창 발전하기 이전의 시기였기에 여자 교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가 시무하던 학교도 여학생 전용의 학과인 가정학과, 간호학과, 음악(피아노)과 등에 여자 교수는 고작 서너명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정식 교수(당시 전임강사)로 응모하자 나의 학과에서는 6~7년 연상의 남자 교수들이 내가 여자라는 것과 '상담'이 무슨 학문이 되는 것이냐라는 비아냥으로 일제히 반대하였다. 그리고 정작 내가 정식으로 교수로 채용된 다음에도 그들은 모두 나를 푸대접하였다. 그래서 나는 동일학과의 교수 연구실에 끼이지 못하고 멀리 떨어진 다른 대학의 다른 학과 교수 연구실 구석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수십 년 동안 학과 회의와 학과 회식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도 나는 내 마음을 어느 선배 교수에게도 호소하지 못하였고 또 그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도 않고 오로지 학문세계 속에 은둔하여 살았다. 그 당시에는 상담심리학의 수준도 지금과 달라서 "참만남"이라던지 "의사소통의 기술"에 대하여 배운 적이 없었다.
지금에 와서 회고해 보니 선배 교수들도 다만 내가 여성이라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었을 뿐, 사실상 매우 인간적이고 친절한 분들이었다. 내가 진솔한 대화의 문을 1:1로 여는 작업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 비록 나의 성격이 내향적이라 할지라도 지금 세상이었더라면 그들과 훨씬 더 친밀한 관계로 오래도록 유지되었을 것이다.
2. 의사소통의 특징과 참만남을 위한 대화기술
인간의 모든 행위 자체는 의사소통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24시간 의사소통하고 산다. 가령 침묵을 지킨다든지, 팔짱을 끼고 있거나, 웅크리고 있는 자세에도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의사소통은 언어적, 비언어적인 것으로 이루어진다.
언어적: 내용, 생각, 사실
준언어적: 목소리 크기 속도, 억양, 침묵 등
비언어적: 표정, 몸짓, 거리, 눈 맞춤
※ 의사소통에서는 비언어적인 특성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녀가 "엄마, 나 게임 더 하고 싶어요."라고 할 때
엄마가 "너 마음대로 해라"라고 "말을 하면"-그 말은 yes로 들린다.
"그러나 엄마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너 마음대로 해라'라고 말하면" 자녀는 엄마의 말씀을 "No"로 받아들이게 된다.
Mehrabien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언어적인 것을 진실로 수용하는 것이 7%이고, 비언어적인 것을 진실로서 수용하는 것이 93%라고 하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말의 내용과 표정, 목소리가 불일치할 때 언어적 내용(말의 단어)을 진짜 마음이라고 수용하는 것이 7%이고, 목소리(어조, 속도, 크기)를 듣고 진짜 마음을 해석하는 것이 38%이며, 표정, 몸짓 등 시각적 비언어적 행동을 보고 화자의 진짜 마음을 읽는 것이 55%라고 하였다.
의사소통이 깊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관계,
즉 참만남의 관계에서는 비언어적인 신호가 살아있고, 진정성, 공감, 수용성, 상호성의 특징이 있다.
그래서 상대와 서로 닿아 연결감을 느끼는 공명하기와
동시에 서로 닿는 상태에서도 나와 상대방은 다르다는 것(분화)도 함께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성숙한 참만남이다.
이론을 통해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참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 과정을 만나보겠습니다.
다음은 봄학기 프로그램 참여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작성한 나만의 자서전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동의를 받은 참여자의 이야기를 익명으로 소개합니다.
박쥐와 나 - 별
어느 날 문득 꿈속에 나타난 박쥐.
이도 저도 아닌,
이름은 쥐이고 생김새는 새이고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예쁘지도 않은 거대한 박쥐를 타고
벌레만큼 작아진 나는
박쥐와 하나가 되어 매우 빠른 속도로 우주를 날아다녔다.
그리고는 회오리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심장은 벌렁벌렁,
머리는 어질어질.
빙글빙글 돌고 돌고
울고 또 울었다.
박쥐, 너!
이도 저도 아닌,
이름은 쥐이고 생김새는 새인 것이
너는 누구냐.
도대체 너는 누구냐.
그 외침은 나에게로 향했다.
너는 누구냐.
도대체 너는 누구냐.
흑자는 말한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게 박쥐 아니냐고.
또 어떤 이는 말한다.
황금박쥐 멋있지 않냐고.
나는 누구냐.
도대체 나는 누구냐.
이런 씨름을 하던 중에 "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의 세미나 시간은
나의 눈을 크게 떠주는 계기가 되었다.
세상사를 일방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양극단을 포용하는 시각으로 바라보라고 H교수는 말씀하였다.
그러니까 박쥐의 이중성은 언뜻 보면 나쁘게 보이기도 하지만,
좋은 지혜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 그렇구나"
그리고 나서 나는 깨달았다.
어릴 적,
엄마가 아빠와 이혼한 뒤
나는 아빠가 몹시 그리웠다.
그 마음을 차마 엄마에게는 말할 수 없어서
엄마 몰래 아빠를 만났고
아빠의 사랑을 받았다.
그때 나는
밤에 날아다니는 박쥐였다.
집에 돌아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엄마에게 시치미를 떼고
생명의 동아줄인 엄마에게
착한 딸이 되어.
낮 동안 박쥐는 그리움을 그렇게 묻어 두었다.
아빠에게도 엄마에게도
온전한 충성을 맹세할 수 없었던
그런 모진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범생으로, 순종적인 아이로,
엄마의 트로피로
그렇게 살아온 나는 박쥐.
내가 그랬구나.
쥐도 아닌 새도 아닌
박쥐로 살 수밖에 없었구나.
그런 내가 이해되고 만나지는 순간,
나를 찾을 수 있음이 감사하고
나와 같은 누군가의 이야기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고마운 나날들.
그러던 어느 날,
시대의 지성을 통해 들려진
박쥐에 대한 단상.
더 넓은 생명의 계보를 향해 열려 있는 존재.
쥐도 새도 아닌
모호한 동물이 아니라
포유류이면서 날개를 가진 독특한 생명.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다고 느꼈던 나날들,
경계 위에서 바람처럼 흔들렸던 나의 자리.
그 모든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자리였음을.
쥐도 아니고 새도 아닌 무엇도 아닌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존재로
설명되지 않음에도 살아 있구나.
그리고 이제 묻는다.
이 생명의 계보 안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아무리 정의로운 싸움이라고 해도 동물과 새가 패를 갈라 싸우는 것 같은 양극의 갈등 구조 속에서는 진리의 진리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평화의 길을 놓는 것은 '역박쥐(박쥐의 구실)'의 역할입니다.
새들에게는 쥐처럼 생겼지만 그들과 같은 날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동물들에게는 새처럼 생겼지만 그들과 같은 짐승의 몸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새와 동물 속에 있는 그레이 존으로 그들을 융합하고 화합하여 더 넓은 생명의 계보에 이르게 하는 것입니다.
이어령 [거시기 머시기] 중에서
한 사람의 삶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나온 나를 이해하고, 앞으로의 삶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Blooming Again)」
나의 이야기를 돌아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참여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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