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자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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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상담 후기] 「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Blooming Again)」, 어느 참여자의 자서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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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경자심리상담센터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6-09-03 15:49

지난 프로그램의 마지막 시간에 그동안의 경험을 돌아보며 나만의 자서전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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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참여자의 동의를 받아, 어느 참여자가 써 내려간 이야기를 익명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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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이어주는 사랑 전문가 - YJ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온다고 하면 나는 늘 마음이 분주해졌다. 황급히 장롱 속에서 아버지의 옷을 꺼내 방 안에 걸어두고, 문 앞에는 아버지의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두었다. 아버지가 집에 계신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다. 어린 나는 아버지가 우리와 함께 살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고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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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서울에서 다른 살림을 차려 살고 계셨고, 그곳에는 배다른 오빠들까지 있었다. 아버지는 어쩌다 한 번씩 집에 내려오셨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늘 침묵과 어두움,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서글픔이 감돌았다. 나는 어린 나이에도 외로움이 무엇인지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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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집에 오시는 날이면 집안 공기는 더 어색해졌다. 서먹한 엄마와 오빠들 사이에서 나는 일부러 애교를 부리며 분위기를 풀려고 애썼다. 누구 하나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는 집안에서 나는 작은 외교관이 되어 이 방 저 방을 오가며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려 했다. 어린 딸이었지만, 나는 늘 가족의 감정을 살피고 눈치를 보는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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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현숙한 종갓집 맏며느리였다. 아버지가 서울로 전근을 가실 때도 시댁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따라가지 못하셨다. 그 선택은 결국 우리 가정의 비극이 되었다. 어머니는 평생 단 한마디의 원망도 크게 내뱉지 못한 채 묵묵히 견디며 사셨다. 그리고 끝내 간경화로 세상을 떠나셨다. 나는 지금도 어머니의 병이 단지 몸의 병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속으로 삼키고 참아낸 슬픔과 외로움이 어머니의 몸을 천천히 무너뜨렸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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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는 뒤늦은 후회를 하셨다.

"종갓집 살림은 잊어버리고 같이 서울로 가자고 내가 왜 한 번만 더 강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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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후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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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랫동안 내 삶을 불행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사랑받지 못한 어린 시절, 외로움, 가족 안에서의 긴장과 침묵.. 그것들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상처로 남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깨닫게 되었다. 그 시간들이 나를 무너뜨리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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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의 세미나 시간에 배운 것이 있다.

H 교수는 말씀하셨다. 하루에는 낮과 밤이 있듯이 모든 현상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그러니까 나의 외로움과 수치심은 약점인 동시에 강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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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잃어버린 어린 시절은 무엇을 강점으로 안겨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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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웠다.

말하지 못하는 슬픔을 알아보는 눈을 갖게 되었다.

외로운 사람의 침묵을 이해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아픔 곁에 조용히 머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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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나는 늘 누군가의 마음을 이어주기 위해 애쓰던 아이였다. 이제 나는 안다. 그 아이는 사랑받고 싶었던 동시에, 사랑을 나누고 싶었던 아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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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상처로만 끝나지 않았다.

메마른 겨울 끝에서 다시 꽃을 피우는 나무처럼, 나 역시 긴 시간을 지나 다시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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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더 이상 부끄러워하며 아버지의 신발을 문 앞에 놓아두던 어린아이가 아니다.

나는 내 삶의 슬픔까지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아픔 속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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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견디며 살아왔구나

이제는 네 인생도 다시 피어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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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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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다시 피어나기」는 그 이야기를 꺼내어 바라보고, 나의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신 참여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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